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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반 상 식

을사사와

by "율문" 2015. 3. 14.

조선 전기 중앙관직에 진출했던 정치세력을 훈구파사림파로 나누는데, 이들 지배계급 내부의 갈등은 주로 정치권력을 둘러싸고 전개되었다. 사화는 사림파들이 훈구파에 의하여 화를 입은 사건들을 가리키며 '사림의 화'의 준말이다. 4대사화에는 1498년(연산군 4)의 무오사화(戊午士禍), 1504년의 갑자사화(甲子士禍), 1519년(중종`14)의 기묘사화(己卯士禍), 1545년(명종 즉위)의 을사사화가 있다.

사림파는 기묘사화 이후 중앙정치세력이 거의 없었는데, 1538년에 김안로 일파가 실각한 뒤 서서히 등용되어 요직에 배치되고 1543년에는 김인후가 향약시행을 주장하기까지 이르렀다. 1544년에는 조광조의 신원문제가 거론되어 이를 계기로 다시 훈구파와 사림파 간의 갈등이 재연되기 시작했으며, 인종이 즉위한 지 1년도 못 되어 병사하고 명종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에서 정치적 갈등이 빚어졌다. 중종은 제1계비 장경왕후(章敬王后) 윤씨에게서 인종을, 제2계비 문정왕후(文定王后) 윤씨에게서 명종을 낳았다. 이미 중종대에 외척 김안로를 축출하면서 다른 쪽 외척의 힘을 빌렸기 때문에 외척이 중요한 정치세력으로 등장할 것은 예고한 바나 마찬가지였다. 문정왕후는 그의 족질을 시켜 김안로가 왕후를 폐하려 한다는 밀고를 하여 김안로를 제거했다. 김안로 일파가 제거된 뒤 공신계가 정권을 장악했지만 외척들이 여기에 가세하여 단지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뿐만 아니라 보다 복잡한 정치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게 되었다. 중종의 제1계비 윤씨가 낳은 원자(元子)가 이미 세자로 책봉되어 있었던 터에 제2계비 문정왕후가 경원대군(뒤의 명종)을 낳자 문정왕후의 동생인 윤원로(尹元老)·윤원형(尹元衡) 형제는 세자를 교체할 음모를 꾸미게 되었다. 이에 세자의 외숙인 윤임(尹任)은 세자를 보호하려 했고 두 외척간에 왕위승계를 둘러싸고 싸움이 벌어져 윤임 일파를 대윤(大尹), 윤원로·윤원형 형제를 소윤(小尹)이라 했다. 대윤과 소윤의 알력 가운데 중종이 죽자 세자였던 인종이 왕위를 계승했다. 인종은 즉위하여 중종 말년부터 진출해 있던 사림파를 중용했으나 재위 8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에 12세의 경원대군이 즉위했다. 모후인 문정왕후의 밀지를 받은 윤원형이 이기(李芑), 지중추부사 정순붕(鄭順朋) 등과 모의하여 명종의 보위를 굳힌다는 미명 아래 을사사화를 일으켰다. 윤원형은 핵심 동조 세력과 결탁하여 형조판서 윤임, 이조판서 유인숙(柳仁淑), 영의정 유관(柳灌) 등을 양사(兩司)를 통해 제거하려 했다. 당시 양사는 사림파가 주도하고 있었는데 여기에서 이를 반대하자 이기 등은 중신회의를 통하여 위 3명의 죄상을 아뢰는 형식을 취했다. 여기에서 일단 윤임은 유배, 유인숙은 파직, 유관은 체차(遞差)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에 대하여 홍문관을 비롯하여 양사의 사림파가 그 부당성을 지적하고 항의하자 이기 등은 3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양사의 관원을 파직시켰다. 또 위의 3명을 역모로 몰아 귀양보냈다가 죽이고, 이어 종친인 계림군도 관련되었다 하여 죽였으며 윤임을 동조하던 사림 10여 명을 죽이고 정권을 장악했다. 당시 사림파는 왕위계승 문제에서 대체로 인종을 옹호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을사사화에서 큰 화를 당했다. 을사사화는 척신인 윤원형이 권신인 이기와 결탁하여 윤임 및 사림파에게 타격을 가한 정치보복이었다. 을사사화를 통하여 정적을 제거하고 정권을 잡은 이기 등은 명종의 보위를 굳혔다는 명분으로 공신책록을 서둘러 28명을 일단 위사공신(衛社功臣)에 봉했다. 따라서 명종 초년에는 이들 공신집단이 강력한 정치세력을 이루었다. 을사사화의 경우 싸움은 외척간에 벌어졌으나 사림파도 다수 제거되었다. 사화는 대개 훈구파와 사림파로 나누어지는 지배계급 내부의 세력 다툼으로, 부분적으로 정치론에서 차이가 나거나 경제적 이해관계가 엇갈려 일어난 사건이었다. 비록 사림파가 화를 당한 것이나 을사사화는 외척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던 정치적 갈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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