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諱)는 죽은 사람의 생전(生前)의 이름.
살아 있는 사람의 이름인 명(名)에 대응되는 말이었다. 죽은 사람을 공경하는 뜻에서 문장에 그의 휘자와 같은 자가 나오는 경우 휘자를 피하기 위해 문장의 글자를 바꾸었는데, 이를 피휘(避諱)라 했다.
피휘는 언제부터 실시되었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금문총고 金文叢考〉에 의하면 중국 진(秦)나라 때부터였다고 한다. 또 이때에는 생전에 그 이름을 피휘하여 진시황의 이름인 정(政)의 혐명(嫌名)인 정(正)이나, 2세 황제의 이름인 호해(胡亥)의 '호'자가 결필(缺筆)되었다.
〈예기〉 곡례(曲禮)에 의하면, 오불휘(五不諱)라 하여 제한을 두었다. 후대에 이르러서는 제한이 매우 엄해져 휘 뿐만 아니라 자(字)·시호·제호(帝號)·연호도 피휘했으며, 왕의 휘를 피하거나 부모의 휘를 피하는 일도 생겼다피휘하는 방법으로는 다른 글자로 바꾸어 쓰는 대자(代字), 글자를 고쳐 쓰는 개자(改字), 그 글자를 빼고 쓰는 결자(缺字), 그 글자에서 획수를 빼는 결획(缺劃) 등이 있었으며, 이로 인해 관명·지명(地名)·물명(物名) 등이 고쳐지거나 없어지는 일도 있었다. 휘에 관한 법이 언제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자세히 알 수 없으나, 〈삼국사기〉나 삼국시대의 금석문에 피휘에 대한 기록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 무렵에도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에도 고려·조선 시대를 거쳐 자신의 죽은 부모나 조상, 역대 왕의 이름, 공자·맹자를 비롯한 중국과 우리나라의 역대 선현을 피휘했다